1편 https://vivapoin.tistory.com/53
대마도에 도착하다.
당시 쾌청하고 잔잔한 파도 덕분에 나는 예정보다 빠른 시간에 대마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부둣가에 배가 다가가 대마도의 모습이 눈에 보이자 내가 정말로 혼자서 외국에 왔다는 사실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안내에 따라 배에서 내려 항구에서 나왔다. 나는 제일 먼저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보에 따라 대마도 1일 패스권을 발급 받기 위해 안내소(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로 향했다. 인터넷이 되지 않으니 미리 검색한 정보를 찍은 사진을 휴대폰으로 몇번이나 열람하며 예습 복습을 했기 때문일까, 다행히 패스권을 무사히 지급 받을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내가 있는 히타카츠에서 이즈하라(잡은 숙소가 이즈하라에 있었다.)까지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야만 했다.
버스는 어디서 타나?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안내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쥐잡듯이 뒤져봤음에도 불구하고 버스를 타는 정확한 위치를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은 히타카츠에 있는 버스 터미널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앞에는 두명의 노부부가 앉아 있었는데, 사투리가 섞인듯한 말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일본어는 서투르지만 어느정도 단어는 구별할 수 있었던 나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내일 국제 마라톤을 한다고 했죠?"
"그래, 옆집 ~씨도 거기 참가한다고 하던데"
그들은 내일 대마도에서 열리는 국제 마라톤에 관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가 옆집에 사는 딸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가 버스가 오자 버스에 올라탔다. 물론 내가 탄게 아니라 저 노부부가 버스에 올라탔다. 나는 여전히 우왕좌왕하며 버스에 타야하냐 말아야하냐 고민하고 있었다. 대충 둘러봐도 아닌것 같아서 나는 다시 밖으로 나와서 선착장으로 돌아갔다. 왔다갔다하는데 왕복 30분이나 걸렸다.
이러던 와중에도 다급한 내 마음을 모르는 배터리는 팍팍 줄어만 갔다.
다행히도 스마트폰이 사망하기전에 본 마지막 정보에서 터미널 주차장에서 버스가 오니까 거기서 탈 수 있다는 정보를 발견하고 무작정 그곳에서 기다렸다. 내가 서있자 한국인 모자가 와서 나에게 물었다.
"여기서 버스를 타는건가요?"
"그런것 같은데, 저도 정확히 잘 모르겠네요."
"혼자 오신거에요?"
"아, 네 혼자 왔어요."
뭔가 대화가 시작될것 같을 쯤에 마침 버스가 왔다. 일본의 버스는 앞문이 아니라 뒷문에서 타고, 내릴때 요금을 지불하는 구조였다. 버스에 올라타 창가에 앉은 나는 드디어 마음을 놓고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버스를 약 2시간이나 타고 가게 될지는 몰랐다...
쓰시마의 버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나는 창밖의 풍경을 감상했다. 대마도는 한국에서 매우 가까운데도 자연환경이 엄청나게 달랐다. 숲이 있는쪽으로 가자 식생이나 환경이 상당히 달라보였다. 물론 비전문가라서 정확한것은 아니지만 나무들이 큼직하고 뭔가 한국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 간간히 들려오는 매의 울음소리가 그런 느낌을 한결 더해주었다. 게다가 일본답게 작은 대마도에도 빠칭코는 엄청 많았다.
일본 버스는 한국과 다른것이 중간에서 타고 앞으로 내리는 구조(앞에서 타고 중간으로 내리는 버스도 있다고 들음) 뿐만이 아니다. 한국 버스 같은 경우는 좋게 말하면 시원시원하게, 나쁘게 말하면 폭력적인 운행을 한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일본 버스 같은 경우는 굼벵이 같이 기어간다. 좋게 말하면 안전운행이다.
물론, 대마도 같이 산길이 많은 경우에는 반드시 안전운행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대마도 같은 경우에는 버스 하나도 지나기 어려워보이는 산길이 있는데 앞에서 차가오면 버스가 뒤로 빼서 대기하거나 앞의 승용차가 뒤로 빠져서 대기해줘야하는데... 굴러 떨어질까봐 상당히 무섭다.
그러나 더 무서운것은 이 길이 아니었다.
내가 버스에 탄 히타카츠에서 이즈하라까지는 약 70km의 거리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버스(일반버스)로 약 2시간이나 걸렸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첫번째로 앞서 이야기 했듯이 산길이 많아서 차량이 앞에서 올 경우 자리를 비켜주거나 비켜주기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산길이니까 당연히 안전운행을 할 수 밖에 없기에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다.
두번째로 일본은 원래 버스의 속도가 한국과 비교해서 상당히 느린편이다. 거기다가 복지가 잘 되어 있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도중도중 버스기사가 버스를 멈추고 내려서 10분 정도 쉰다.
물론 가는내내 너무 지루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다만 좌석이 너무 딱딱해서 엉덩이가 아프고 한여름이었기에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강렬한 태양이 날 고통스럽게 만들어주었다. 창밖을 구경하는것은 재미있었다. 대마도의 다양한 마을을 볼 수 있었고, 예쁜 자연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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