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게임 리뷰

마운트 앤 블레이드 배너로드, 10년의 기다림 끝에는 얼얼한 뒤통수 뿐

말코 2021. 3. 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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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가 중학교 시절, 글쓴이를 모니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어 준 게임이 하나 있었다.

 

 

플레이어가 직접 군대를 이끌며 왕이 될 수도 있고, 한 나라의 가신이 될 수도 있으며 상단을 공격해서 약탈자가 될 수도 있었다.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획득해서 플레이어 자신의 캐릭터를 키우거나 동료(영웅)을 영입해서 입맛대로 키우는 맛도 쏠쏠했다.

 

이후에 워밴드라는 개선작이 나왔고, 나는 거기에 다시 한번 흠뻑 빠져들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개성을 지닌 모드들이 유저의 손에서 탄생하여 다채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줬다. 그렇기에 내 인생 최고의 게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차기작을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순간 다음 작품인 배너로드(마운트 앤 블레이드 : 배너로드)를 출시하겠다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소식이 들리기 시작하자 출시는 금방일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질질 끌면서 별 시덥잖은 소식만 종종 나올 뿐이었다. 거기다가 마블 시리즈의 새로운 차기작을 잔뜩 기대하고 있는 유저들이 생산하는 게임에 대한 허황된 루머들이 기대를 배가 시켰다.

 

그렇게 몇년을 기다렸을까.

 

배너로드는 아무 소식이 없었다. 제작사인 테일월즈는 뭔 개발자 소개 같은거나 올리며 앉아있었다. 이러다가는 회사 직원이 키우는 애견도 소개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쓸데없는 글이나 계속해서 올릴 뿐이었다.

 

나는 이때부터 깨달아야했다.

 

이 게임을 사지 말아야 했다는 것을 . . .

 

 

그리고 10년이 흘러 마침내 마운트 앤 블레이드 배너로드가 2020년에 출시되었다.

 

10년이나 기다린만큼 나는 망설임 없이 구매했고, 한 30시간은 재밌게 했다. 최신작을 한다는 설렘과 처음 말을 타고 들었던 말 발굽 소리는 정말로 감동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본전은 뽑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샌드박스 게임들은 그 특성상 플레이타임이 많다.)

 

..근데 플레이하다보니까 뭔가 이상했다.

 

그래픽이랑 시덥잖은 이상한 성 시스템 같은것을 제외하면 전작이랑 다른게 없었다. 심지어 버그는 너무 많아서 쓰지 못할 정도였다. 테일월즈도 그 사실을 인지했는지 매일같이 빠르게 버그를 픽스하기는 했다.

 

하지만 새로운 버그는 계속해서 나타났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출시 했을때 게임내에 존재하는 퍽을 찍어도 적용이 안되는(뭐 이런...) 것이었다. 웃기게도 수많은 유저들은 이 퍽들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줄 알고서 "아 ~퍽 찍으니까 진짜 좋네요ㅎㅎ" 이런 글이나 쓰고 있었다.

 

그야말로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마시고 물 맛 좋네! 이러고 있었던 것과 다를게 없는 것이다.

 

나도 그 피해자(?) 중 한명이다. 

 

레벨이 오를때마다 "퍽 뭐 찍지? ㅎㅎ" 이러고 기대하고 있었던 나 자신이 한심할 뿐이다.

 

황당하게도 이 퍽 시스템은 우선순위에서 밀린건지, 구현의 난해함이 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한참이나 지난뒤에야 적용되었다. 참고로 좀 늦었지만 이야기 해두자면 배너로드는 '정식 출시'가 아닌 상태이다.

 

그렇지만 이제 '정식 출시' 시점이 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여전히 변한게 없다.

 

패치는 자주하지만 내역을 살펴보면 쓸데없이 길고 장황하다.

 

그러나 막상 까보면 정말 별거 없다.

 

나는 만약 이 게임을 환불할 수 있다면 다시 환불하고 싶다. 정식 출시 이후에 여러 모드가 나온다면 기본적인 시스템들이 개선되겠지만, 원판인 마블 워밴드의 모드들을 떠올려보면 모드라고는 해도 시스템 자체가 오리지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 사실을 생각해보면 배너로드 자체의 시스템은 실망스럽게 그지 없다. 이 점을 생각해보면 모드도 크게 기대되지는 않는다...

 

10년 동안 개발하고, 2020년에 출시한 게임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마블이라면 뭐든 좋아했던 나지만 배너로드를 구매한 뒤로 항상 뒤통수가 얼얼하다.

 

덕분에 정신이 맑아진 느낌이다.

 

 

고 맙 다 테 일 월 즈 !

 

 

 

 

 

 

 

 

직접 찍은 스크린샷들을 올리고 싶었으나 게임은 지워버린데다가, 머리 속에서 Delete 해버렸기에 올릴 수가 없었다.

 

또 10년 뒤에 혁명적인 모드들이라도 나오지 않는 이상 다시 내 컴퓨터에 설치되는 일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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