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좋은 물건은 역시 다르다.

말코 2020. 8. 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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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전혀 관계없는 사진, 후쿠오카의 노코노시마라는 섬에서 촬영했다.


내가 고등학생 때의 일이었다.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근처에 있는 대학교에 사슴벌레를 잡으러 가자고 해서 나는 딱히 할것도 없었기에 흔쾌히 승낙했다.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만나기로 했다. 나는 몇달 전에 경품 행사에서 받았던 10만원대의 자전거를 타고 나섰다. 비싼 자전거는 아니지만 타고 다니는데 있어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20분 정도 이동하니 약속한 장소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가 함께 가기로 한 대학교는 긴 오르막길에 있었기에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고자 하니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나름대로 체력과 신체에 자신이 있었던 내가 전신을 땀으로 흠뻑 적시며 열심히 페달을 밟아대도 오르막을 가볍게 올라가는 친구를 따라갈 수 없었다.

허덕대며 점점 뒤쳐지는 나를 보고서 친구는 비웃듯이 "야? 뭐하냐. 운동 좀 해야겠네." 이런 말을 하는것이었다. 열받은 나는 더 열심히 페달을 때리듯이 밟았다. 자전거의 속도가 오르기 시작하고 친구의 뒤를 잡았다고 생각할 무렵, 뒤를 살짝 흘겨본 내 친구가 페달질 몇번 하더니 앞으로 스윽 하고 튀어나갔다.

그 장면을 보자 힘이 확 빠졌다... 나는 친구와 자전거를 바꿔 타기로 했다. 친구에게 들어보니 중고로 80만원에 산 자전거라고 했다. 나는 그래도 얼마나 다르겠어. 하고 바꿔탄 친구의 자전거에 올랐다. 승차감도 좋았다. 그리고 대망의 오르막을 오르기 위해 페달을 밟자 신세계가 펼쳐졌다. 내가 타고 있던 자전거와는 비교 조차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오르막을 올랐다. 반면에 나를 비웃으며 무시하던 친구는 내 자전거를 타고 뒤에서 헉헉 대고 있었다.

오르막 뿐이 아니었다. 용무를 마치고 다시 나올때는 내리막을 가야 했는데 내 자전거가 최고 속도로 달려도 대충 가는 친구의 자전거의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내가 이때 느낀게 여력이 되면 저렴한것보다는 중저가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는게 좋겠다고 느꼈다. 역시 비싼건 이유가 있구나 싶기도 했다.

면허를 따지 않은 나로서는 최근 들어 자전거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 방금전에 중저가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는게 좋겠다고 말하지만 지금의 나는 여력(?)이 안되기 때문에 역시나 언제나처럼 가장 저렴한 제품의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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